* 본 리뷰는 이 블로그에서 상당히 드물게도, <프로젝트 크로스 존 2>, 정확히는 아리스 레이지와 샤오무에 관한 내용'' 담고 있습니다.

* 본 리뷰는 프로젝트 크로스 존 2 엔딩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주의해주세요.

* <프로젝트 크로스 존 2> 게임 자체에 관한 리뷰는 이후에 새로운 글로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BGM은 프로젝트 크로스 존 2 엔딩곡. 


2회차까지 끝났다. 끝났다!!!!!!!!!!!! 시바 끝났다고 끝났어 으하아항하아하아하아하하하하하!!!(...)



아, 음음. 흥분을 가라앉히고. 남코 크로스 캡콤은 플레이 해본 적 없지만 이 작품의 두 주인공들은 알고 있다. 무한의 프론티어에서 게스트로 등장했기 때문인데, 레이지와 샤오무가 최애캐는 아닌 관계로(무한의 프론티어 내 최애캐는 카구야. 카구야쨔응!), 아니 이 둘이 주연으로 나오는 게임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 그럴 만도 하기는 했다.


프로젝트 크로스 존 2는 그 뿌리가 꽤 복잡하다면 복잡한 게임이다. 그냥 간단하게 말하자면 각 게임사에 나오는 인기 캐릭터들이 슈퍼로봇대전같은 시스템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어디까지나 간단하게, 인거고 속을 들여다보면 또 그렇지만은 않다. 슈퍼로봇대전마냥 거대한 타이틀대로 나온 게 아니라 계속 이름이 바뀌면서 나왔기 때문에. 일단 시작은 소소(?)하게 남코 크로스 캡콤이었고, 여기서 약간 갈라지게 된다. <크로스 엣지>라는 다분히 남성 플레이어들을 노린 거의 여캐들로 구성된 게임이 나왔고 <무한의 프론티어>라는 시리즈로 또 다르게 나왔기 때문이다.


발매 기기의 차이도 있지만 대부분이 여캐인 크로스 엣지와 달리, 무한의 프론티어는 아예 대놓고 '슈퍼로봇대전 OG를 계승했다'고 언급했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했는데, 플레이해보니 답이 나오더라. 주인공들의 이름에서부터(하켄 브로우닝, 난부 카구야) 그 연계성이 보이더니, W시리즈 중 하나인 W07 아셴 브레이델이 나오며 종결. 스즈카히메는 특이하게도 OG 시리즈 내 그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은, 오리지널 캐릭터였으나 오히려 그게 묻힐 수 있던 캐릭터성에 존재감을 드러내게 된다. 심지어 후속작 EXCEED의 주인공들도 OG 세계관에서 의식한 듯한 이름들이었으니 뭐 말 다한 셈 아닌가.


여하튼 남코 크로스 캡콤이 데뷔작인 레이지와 샤오무는 무한의 프론티어에 등장하면서 내가 알게 된 캐릭터였고, '아, 옛날에 그런 게임에 등장했던 캐릭터구나'하고 아는 수준이었다. 무한의 프론티어 내에선 공격력은 강하지만 방어력이 휴지조각인 수준이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기도 해서 아 그냥 키우지 말까 싶기도 했으나 그 공격력이 죄다 커버할 정도로. 물론 염장질도 거기서도 잘 하더라. (샤오무 독단적인 느낌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프로젝트 크로스 존으로 무대가 옮겨져 레이지와 샤오무가 살고 있던 세계가 메인이 되었으나 이 둘은 주인공이 되지 못했고, 이 곳 저 곳의 후기를 보면 세간의 평도 그다지 좋다고 하기는 힘들 수준인 듯 했다. 그렇게 남코 크로스 캡콤이, 레이지와 샤오무가 데뷔한 지 10년이 되는 해, <프로젝트 크로스 존 2 : 브레이브 뉴 월드>가 발매되었다.


닌텐도까지 가세한 희대의 미쳐날뛰는 4개의 회사가 콜라보한 이번 작품은 2회차까지 하는 내내 질리지도 않고 신나게 플레이 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도대체 이 사람들 어느 경우의 수까지 계산하고 스크립트 짠 거야? 싶을 정도로 거의 왠간한 솔로 유닛 + 페어 유닛의 만담은 즐거울 정도였고, 이들이 모여 움직이는 이유도 명백했으며, 그 움직이는 편의성을 이번 작의 신 캐릭터인 우라시마 치즈루와 그녀가 끌고 다니는 용귀 1호가 등장하는 것으로 해결. 시나리오적인 부분도 같이 보완해 준 캐릭터인데다 신라의 의상을 파격적으로 어레인지 한(허벅지 옆 부분이 반 이상 보일 정도인[!]) 외형까지 왠간한 개성은 죽을 지도 모르는 이 게임에서 나름대로의 개성도 살아난 편이었다.


난 이 게임 내에 참전한 캐릭터들의 원작을 반 이상은 잘 모른다. 용과 같이의 경우 한글화가 된 적도 없고, 참전한다고 하길래 그제서야 위키를 뒤적여서 아 이런 게임의 이런 캐릭터구나 하고 알았을 정도니까. 다른 게임들도 대다수 그렇다. 그럼에도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었던 건 기본적으로 서비스 개념인 이 게임을 서비스스럽지 않게 잘 포장해서 옛다 플레이어, 먹어봐라! 하고 내밀어 준 제작진 덕분일까. KOF로 따진다면 프로젝트 크로스 존은 94였고, 이번 2는 95 이후인 느낌인 거다. 독자적인 시나리오가 있다는 점은, 단순히 각 게임들의 외전격인 이 게임을 한 곳에 모아 플레이 할 수 있다로 끝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지난 5월에 올라왔던 남코 크로스 캡콤 10주년을 축하하는 이미지. 

게임 컷인, 일러스트, 애니메이션PV 모두 통털어서 이 일러스트에서 레이지가 제일 잘생기게 나온 듯 하다.

알 사람들은 알겠지만 구도와 안은 자세가 정반대일 뿐 남코 크로스 캡콤 엔딩의 그것이다.>



레이지와 샤오무는 그런 면에서 캐릭터성이 꽤 독특하다. 단순히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움직이는 사내와 765살 이후 나이 안 센 암여우란 점 말고, 독자적인 스토리가 있던 세계에 있던 적이 거의 없었던 점이다. 무한의 프론티어는 어디까지나 무한의 프론티어 내의 스토리가 있는 곳에서 참전한 것이라 본인들의 이야기가 있다기는 드물고, 크로스 엣지에는 참전하지 않았고, 프로젝트 크로스 존은 주인공이 아니었으며, 따지고 보면 남코 크로스 캡콤과 프로젝트 크로스 존 2이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메인으로 담아낼 수 있던 게임들이라는 점이었다.


아마 이 둘이 참전하기로 결정된 이후에, 이미 제작진들은 이 둘을 메인으로 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진행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그 과정에서 전작의 주인공들들이 약간(?) 희생되었으나... 언제까지고 이렇게 나올 수는 없기도 하니 당연한 처사라면 처사이리라. 그래서 이번 결말이 마음에 든다. 완전히 빼박을 걸어버린 터라 과연 이 둘이 결혼하고도 프로젝트 크로스 존에 플레이어블로 등장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혼여행 개념으로 여행가다가 소환되거나 하지 않을까 싶다. 당사자들에게는 뜨거울 시기에 신라가 무슨 짓을 하는가 싶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레이지는 그 외형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앨리스가 모티브라고 한다. (성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앨리스 플레전스 리들과(이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번 작의 주 적들과 신라, 그리고 본인의 머리칼 등)가 섞인 이미지인데, 작은 금빛 여우와 여행하던 청년의 이야기는 화이트 래빗들과 마치 헤어들과의 전투에서 이기며 세계의 혼란을 잠재우고 서로의 시간이 같지 않더라도 그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아 미래를 약속한다.


그러니 그들만의 시간이 '계속' 되길 앞으로도 바란다. 

그러니까 행쇼해라. 꼭 해라. (주먹울음)


서비스로 올려보는 엔딩 대사. 필요한 부분(?)만 잘라봤다.

레이지는 이 색, 샤오무는 이 색

개인적으로 어색하다고 느낀 부분은 임의로 살짝 바꿨습니다. 그래봐야 티도 안나지만.





<그대와 그대의 계속이 같지 않는다 해도 어떠한가. 지금 당장 서로가 같이 있다는 것이 중요한 거 아닌가.>



* 이 컷인이 컷인인고로 좋아할 수밖에 없긴 하지만 레이지의 망설임과 샤오무의 적극성이 대비되서 좋다. 조금 더 적극적인 느낌도 좋았겠지만... 개인적으로 2회차 엔딩에서 누군가 난입해서 다 같이 와아와아 고백했대? 우와 결혼한대??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막 왁자지껄했었길 바랬다. 이런 역에 왠지 마지마 형님이 어울릴 거 같지만 내 기대는 완벽히 배신당했다


+ 아무래도 게임 성향이 성향인고로 기대는 안했지만 조금은 로맨틱한 컷인도 기대했는데... 모노리스! 보고있습니까! 해외의 여자팬이 여기 있습니다! 이 게임 여자도 해요! 그러니까 다음 작은 양 쪽 다 노려봅시다! ㅠㅠㅠ



  1. 모르는 분들이 보면 좀 건방져보이거나 할 수 있으나 레이지의 말버릇입니다. 원문은 そいつは... 重畳 [본문으로]